▶ 주택 피해자 수요 증가
▶ “이미 전국 최고 수준 더 오르고 찾기 힘들어”
▶ 정부·업계 해결책 찾아야
이번 산불로 사실상 초토화된 LA 퍼시픽 팰리세이즈 피해 지역. 산불은 렌트비 상승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로이터]
LA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초대형 산불로 최소 1만2,000채의 주택과 건물들이 소실된 가운데 이번 산불로 인해 이미 전국 최고 수준인 LA 지역 렌트비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로 인해 주택 거주자들이 대거 렌탈 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LA 지역 렌탈 시장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LA 타임스는 특히 산불 피해가 심각한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알타데나 및 인근 지역의 렌트비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LA 지역 중간 렌트는 2,154달러로 전국 중간가에 비해 이미 39%나 높은 수준이다. 스튜디오 중간가는 1,692달러, 1베드 2,154달러, 2베드 2,966달러, 3베드 4,251달러에 달한다. 모든 아파트의 중간 렌트는 2,800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는 중간가이고 일부 부촌이나 고소득 지역의 경우 이 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이 현실이다.
세입자 권익 옹호 단체들은 이번 산불이 난 지역이 상대적으로 부촌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수천 명의 이재민들이 LA 지역 임대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LA 지역의 렌트 가능한 유닛은 1만5,000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2023년 기준 인구 380만명에 달하는 LA시, 966만명에 달하는 LA 카운티 인구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부 건물주들이 수요가 늘어난 것을 틈타 렌트비를 올리고 기존 세입자를 퇴거한 후 더 높은 렌트를 부담할 수 있는 이재민들을 받아들이는 방식 등으로 상황을 이용하려 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세입자 권익 옹호 단체들은 주정부와 일부 지역 정부들은 건물주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을 방지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만, 더 강력한 정부 차원의 감시와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산불은 부동산과 건설업계 전반에도 심각한 영양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피해자들이 주택을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건설 업체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가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 인건비와 자재비 등도 동반 상승하면서 피해 주택 재건축은 물론 LA 지역 전체 부동산 건설 시장도 상당한 가격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LA 카운티에서는 아파트와 콘도를 포함, 약 2만4,300채의 주택이 건축 허가를 받았다. 1만2,000채가 넘는 주택과 건물 피해는 연 건축 허가 규모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여서 건설업계가 이를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이는 재건축 사업도 상당한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UCLA 부동산 센터 스튜어트 가브리엘 소장은 “LA 일원에서 대규모로 이재민이 발생한 것은 주택비용을 즉각적으로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다만 어느 정도 비용이 늘어날지는 아직 아무도 정확한 수치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도 이번 산불이 LA의 주택난에 다양한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 5년간 LA에서 6만5,000명이 넘는 주택소유자들이 보험 갱신을 거부당하는 등 주택 소유주들은 시장에서 주택 보험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USC 러스크 부동산 센터 리처드 그린 소장은 이번 산불로 막대한 손실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주택 보험시장에서 추가로 철수하거나 산불 피해로 주택을 재건축하는 주택 소유주뿐만 아니라 산불이 발생한 지역 전체의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재건축 수요가 급증하면서 LA 시가 주택 개발에 대한 길고 복잡한 허가 절차를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LA에서 다세대 주택의 유닛을 완공하는 데 평균 5년이 걸렸는데, 상당 부분은 시정부의 관료적 승인 절차 지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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