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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는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따. /로이터 뉴스1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대선 이후 열린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금리는 연 4.50~4.75%가 됐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지난 9월 이후 2회 연속이다. 당시 연준은 2020년 3월 이후 4년 반만의 금리 인하에서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big cut)’을 단행한 바 있다. 한국(3.25%)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으로 종전 1.75%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줄었다. 연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소폭 인하한 이유는 그동안 미 경제에 부담됐던 인플레이션이 목표(2%)에 꾸준히 다가가는 등 진정 추세이고, 실업률이 최근 몇 달 동안 거의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급격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 균형 이뤄”

연준은 이날 “올해 초부터 노동 시장은 전반적으로 완화되어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리스크(위험)가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금리 인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는 리스크가 나타날 경우 통화정책의 스탠스를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연준의 이날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시장이 어느 정도 예측했던 수준이다. 연준은 이미 지난 9월 금리를 인하하며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4.4%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특히 연준 위원 19명 중 9명이 올해 말까지 현재 수준보다 0.5%포인트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보면서, 11월과 12월에 각 0.25%포인트씩 추가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안정적인 성장세와 고용이 불러온 신중한 금리 인하

연준이 일부에서 나오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보다 신중하게 금리 인하를 한 것은 이유가 있다. 우선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 상무부는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전망치(2.6%)를 웃돌았다. 이 지수는 지난 5월 2.7%로 둔화한 뒤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정체돼 있다. 성장률은 탄탄한 편이다. 지난달 30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분기(7~9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은 연율 2.8%로 집계됐다. 노동시장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1일 발표된 올 10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1만2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허리케인과 파업 등의 일시적 영향을 받았다. 오히려 10월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고 전문가 추정치에도 부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9월 연준 회의에서 불안해 보이던 고용 시장은 이후 안정세를 보였고 소비자 지출은 여전히 강세에 전반적인 성장세도 견고해 보인다”면서 “안정적인 실업률과 경제 회복세 유지를 위해 급격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연준, 12월 결정에 쏠리는 관심

시장의 관심은 올해 한 번 남은 12월 연준 회의에 맞춰져 있다. 11월 회의는 미 대선 결과에 대한 영향을 바로 반영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지만, 12월 회의에서는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려는 실제 정책이 조금 더 구체화 되고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연준이 12월에도 금리 인하 카드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대선의 승자가 가려진 상황에서 변화의 가능성도 있다. NYT는 “항공모함에 비유되는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점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면서 “트럼프의 높은 관세, 감세 및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공약이 현실로 바뀌는 것을 나중에 발견하면 후회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트럼프 1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6년 12월 연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격렬한 토론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WSJ 등에 따르면 당시 회의 속기록에 ‘선거’라는 단어는 72번 등장했다. 그만큼 선거에 따른 경제 영향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또 ‘새로운 정부의 감세 가능성을 모델링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다고 한다. 빌 잉글리시 전(前) 연준 통화 담당 국장은 미 경제매체 CNBC에 “연준은 금리 인하 주기가 어떻게 바뀔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잠시 멈추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고 싶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올해 마지막 회의는 12월 18일에 열린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