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Med는 엄연히 한국이나 일본 학부의 의예과와는 다른 걸로 알고있는데, 왜 미국은 학부 졸업후 의대에 진학하는 시스템이 도입된거죠? 라는 의문이 자녀의 의대진학을 꿈꾸는 학부형에겐 들만하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애초에 중세시대 이태리에서 시작된 의대 제도가 기초 학문을 마친후 수련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기초학문을 중시하는 대학의 영향을 받아다고 소설을 인용하여 말하기도 합니다. 또,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정작 지금 유럽에 있는 의대는 전부 의예과 제도인데 중세까지 거슬러가서 얘기하는건 앞뒤가 좀 안맞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미국 의대를 졸업하면 의학박사(Doctor of Medicine) 학위를 주는데 대부분의 다른 나라에서는의학학사( Bachelor of Medicine)이니까 엄밀히 따지면 같은 학위도 아니고요.

왜, 미국은 의예과가 없는지 부연 설명을 좀 하자면요... 1800년대 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의대는 아무나 돈만 주면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고 합니다. 의학이라는 학문도 과학적으로 정립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의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인식이 정말 안 좋았고요. 그러다가 생명과학이 진일보한 발전을 이루면서 의학도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미국 의료교육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조성되어서 그게 1910년에 아브라함 플렉스너 라는 사람이 저술한 책두께의 Flexner Report가 발간되어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옵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과학적 발견의 흐름에 발맞춰 가기 위해 기본적인 과학적 지식을 학부에서 배우고 오는 것을 제시했고, 개별 의대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며 현재 미국 의료교육의 pre-medical 과정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과학적 지식의 습득을 강조하는 pre-med 과정이 의사라는 직업에서 성공하기에 불충분 하다는 의견이 있고, 그래서 인문학/사회과학 과목을 수강했는지의 여부도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이제 새롭게 태어난 MCAT도 그런 우려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또 학습 능력하고 공감.소통능력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 지적에 대응해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 pre-med과정에 반영해야 하는지의 이슈도 있고요.

정리하면, 미국의 의과대학은 마치 로스쿨처럼 4년제대학 과정을 졸업한뒤 들어가는 전문대학원 과정이고, 그리고 대학입학에서 MD 학위를 따기까지 통상 8년이 소요됩니다.

의대에 진학하려면 대학에서 의대지원을 위한 필수과목들을 이수함과 동시에 3학년 봄까지는 의대입학시험인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엠켓)을 치른뒤 이를 바탕으로 의과대학에 지원서를 내야 합니다. 물론 뒤에 해도 되고요. MCAT은 의대를 들어가기위한 수능시험으로 자연과학(Physical Sciences), 언어추리력(Verbal Reasoning), 작문(Writing Sample), 생물과학(Biological Sciences) 등 4개부문으로구성돼있고, 작문외에는 모두 객관식문제로각부문당 15점만점입니다.

미전국적으로 120개가넘는 의과대학이있으며 지원자는 연평균 5-6천명으로 3대1 비율의 경쟁을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