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 (2): 한 달 전에 있었던 폭력도 해당되나요?
가정폭력 접근 금지 명령을 신청하시고자 하시는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폭력이 일어났던 싯점에 대해 여러가지 걱정을 하십니다.
"한 달 전에 있었던 폭력도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 신층을 위해서 쓰일 수 있나요?"
"일주일전에 있었던 일인데 너무 늦었나요?"
"작년에 있었던 일은 어떤가요?"
등등의 다향한 질문들을 받습니다.
캘리포니아 가정법 6300 조를 보면 과거의 폭행에 대한 합리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과거"의 폭행은 어디까지를 말할까요?
안타깝게도 가정법 조항으로는 시간적인 제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확하게 어느 싯점까지 있었던 폭행만 해당된다고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정폭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보면 그 행위로 인해 피해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대부분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면 그 행위가 가정폭력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추해본다면,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은 폭력이 행해진 싯점이 언제인가보다는 단 한번의 폭행이라 할지라도 그 행위로 인해 현재 피해자가 아직도 가해자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만한 행위였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고, 그 행위를 바탕으로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이 주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가부 판결이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지난 주에 있었던 폭행 사건이라 할 지라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가해자가 다시 폭행할 것에 대한 염려가 있음도 밝힐 수 없다면 판사로서는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을 줄 이유가 없어집니다.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은 가해자에게 겁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피해자가 온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기 위해 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고 가해자가 재차 폭행할 것이란 가능성도 낮다면 구태여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이라는 법적 보호 장치를 얻어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경우 접근 금지 명령을 얻어내려는 실제 이유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판사가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리는 데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이유는 실제로 꽤 많은 사람들이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을 실제 법에 명시된 용도가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신청을 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피해자는 임시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단독 양육권이 주어지는데 이것을 위해서 억지로 있지도 않은 폭행 사실을 지어내는 사람들도 있고, 접근 금지 명령 신청서에 남편을 쫓아내게 하는 Move-out order 를 넣어서 남편에게 겁을 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부 못된 변호사들 중에는 폭력의 심각성 여부와 무관하게 일단 가정 폭력 접근 금지 명령부터 신청해서 상대 배우자를 집에서 쫓아내고 아이들의 임시 단독 양육권을 얻어냄으로써 이혼 사건에서 좀 나은 위치에 서려고 하는 술수를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수법(?) 들은 모두 심리공판일 전까지 약 3주간 유효한 임시 접근 금지 명령까지만 그나마 도움이 되는 것들이고 심리 공판에 가면 모든 진실은 대체로 드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적으로 피해자를 학대한 가해자들의 경우에는 시간이 좀 경과한 폭행의 경우에도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아낼 수 있지만, 만일 피해자의 증언이 신빙성이 없거나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해 갖고 있는 두려움을 증명해낼 수 없다면 임시 명령으로 그치기가 쉽습니다.
거짓말을 바탕으로 임시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아냈다고 해도 소송이 진행되면서 양 측의 성향과 기질이 드러날 것이고 소송이 이혼으로 이어지면서 진행될 경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은 판사들이 고운 시각으로 바라보기가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
제 경우에도 의뢰인들이 가정 폭력을 이유로 접근 금지 명령을 받고자 찾아올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신빙성의 부분입니다. 작년에 일어난 폭행이라고 할지라도 신체적 폭행은 일년 전이지만 그 이후 비신체적 폭행을 통해 피해자로 하여금 충분히 공포를 느끼도록 조종해온 가해자라면 그런 가해자에 대해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장 어제 저녁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증언 내용이 앞 뒤가 맞지 않고 신뢰하기가 어렵다면 오직 최근의 일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접근 금지 명령을 신청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결국 가장 키가 되는 것은 폭행 사건의 싯점이 언제인가가 아니고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피해자가 충분히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지, 그리고 그 주관적인 두려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입니다.